[모세의 고별설교] 모세가 마지막에 남긴 말

 

 

 

신명기 32장 7∼8절

모세는 아주 건강하게 살다가 120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세상을 떠나기 바로 전, 모세는 이스라엘 총회를 열어 고별의 말을 전하면서 중요한 세 마디 말을 남기고 떠납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이 들어가는 가나안의 땅을 모세와 아론은 들어가지 못하는 그 아픔을 가지고 한 말입니다.

그 첫째가 ‘옛날을 기억하라’는 말입니다. 역사를 보존하라는 말입니다. 옛날이 우리의 현실이며, 과거가 우리의 현재를 만들어놓았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소중하게 보존하고 아낄 때 미래가 약속되고 목적이 뚜렷해지며 강력한 추진력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역사를 모르면 미래는 없습니다.

다음은 ‘역대의 연대를 생각하라’는 말입니다. 역사에는 마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디마다 그 시대의 특별한 사명이 주어지고, 각 시대의 사람들은 나름대로 훌륭하게 사명을 감당합니다. 마치 사람에게 있어서 10대와 40대, 60대, 80대의 삶의 특징과 사명이 각각 다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걸그룹 ‘소녀시대’와 같은 앳된 모양대로 여생을 산다면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인은 조선시대에 그 나름대로 훌륭한 삶을 살았고, 일제 강점기에도 환난 속에서 훌륭하게 버티며 살아왔습니다. 따라서 오늘의 잣대를 가지고 과거의 사람들을 판단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의 시대는 지나온 역사나 미래의 표준도 아니고 심판자도 아닙니다. 우리도 그 역사의 한 마디에 불과한 것입니다.

다음은 나라마다 민족마다, 그리고 사람마다 사명이 있고, 그 사명에는 경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연대를 정하시고 거주의 경계를 한(限)하셨느니라(행17장)’는 말과 상통합니다.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 모세의 두 번째 말과 통합니다. 다시 말해 시대적으로나 지역적으로 나라나 민족, 개인은 그 나름대로 일정한 한도의 사명과 역할, 그리고 공헌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경계가 뚜렷하다는 것입니다. ‘암적 존재’라는 말이 있습니다. 암처럼 아무데나 퍼져가고 건너가고 다 건드린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사람과 사회, 그리고 국가는 각각 그 나름대로의 사명과 역할이 있으며,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 영역 안에서의 충성입니다. 넘어가서는 안 될 경계선이 무시되거나 침범되어서는 안 됩니다. 목사는 목사대로 장로는 장로대로, 여자는 여자로 남자는 남자로, 소년들은 소년답게, 장년층은 장년답게 사는 것입니다.

로마서나 고린도서에 있는 지체론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손은 손의 역할을, 눈은 눈의 역할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퍼즐로 만들어진 모자이크와 같습니다. 퍼즐 조각들이 각각의 색깔과 모양, 크기, 위치는 다르지만 서로 맞물려 전체의 그림을 이루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적절하게 창조하셨다는 말이 그런 것입니다. 각자는 그 맡은 사역을 그 경계선 안에서 충성스럽게 하기만 하면 됩니다. 내가 전체를 위해 나선다는 것은 교만입니다. 전체 역사는 하나님만이 이끄시고 섭리하시는 것입니다.

2013년이 갑니다. 우리는 이 해에 우리들에게 맡겨진 일을 충성스럽게 다했습니다. 이제 새해에는 새해대로의 사명이 주어질 것입니다.

민경배 목사 (백석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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